벽산건설 ‘블루밍 봉사단’
지난 24일 오전 10시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향동동에 위치한 ‘천사의 집’이 시끌벅적해졌다.
한달에 한번 찾아오는 벽산건설 ‘블루밍 봉사단’을 맞으러 아이들이 먼저 뛰어 나온다. 갓난아기부터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장애우 보호 시설인 천사의 집에는 한창 사람의 정이 그리운 아이들이 많다. 아이들과 반갑게 인사한 블루밍 봉사단원은 먼저 일주일 이상 밀린 빨래를 시작한다. 세탁기는 있지만 워낙 많은 양의 빨래를 해야 하기 때문에 탈수기 역할만 할 뿐이다. 커다란 고무 대야에 빨래를 넣고 남자 여럿이 비누질을 계속한다.
천사의 집 텃밭에서는 잡초 뽑기가 한창이다. 봉사단원 이덕화(여·28·견적팀) 사원은 “텃밭 가꾸기는 이곳 식구들의 식탁에 신선한 야채를 제공하는 것 이외에 장애우들의 소일거리로도 좋은 공간”이라며 “지렁이가 계속 나와서 여성 봉사단원들이 깜짝 놀라곤 한다”며 즐거워했다.
밀린 빨래를 마친 단원들은 어르신들의 목욕 돕기에 나섰다. 어르신의 목욕은 아이들 목욕보다 힘들기 때문에 봉사단원의 손길이 없으면 힘들다. 신재용(38·견적팀) 차장은 “목욕봉사는 힘든 일중 하나”라며 “하지만 사람의 손길과 몸이 맞닿는 스킨십을 통해 가장 많이 친해지고 정을 나누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봉사단원들은 가까운 음식점에서 배달된 중국음식을 나눠 먹으며 이날의 봉사활동을 마무리한다. 준비해온 밑반찬을 냉장고에 채워 넣고 다음을 기약한다. 헤어질 시간이지만 정이 그리운 아이들이라 “가지마라”고 울면서 매달리는 경우도 있다.
벽산건설 임직원 500여명은 지난 10일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 모여 ‘블루밍 봉사단’을 공식 출범시켰다. ‘블루밍 봉사단’은 이 자리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서로 도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정신을 배우고 일상생활에서도 봉사의 정신이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는 선서를 했다.
벽산건설은 기독교 문화가 강한 기업이다. 매주 금요일 직장예배를 가질 정도다. ‘블루밍 봉사단’ 역시 회사내 기독교 모임인 ‘신우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한달에 1~2회씩 천사의 집, 벧엘의 집, 베다니 마을, 소망재활원 등의 복지시설을 방문, 빨래와 청소, 목욕 등의 봉사와 장애우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전국의 건설현장에서는 인근 지역 주민을 위한 봉사 활동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봉사활동들이 산발적이었고 체계없이 이뤄졌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보완하고자 전사적인 봉사단을 발족하게 됐다. ‘블루밍 봉사단’ 단장인 김인상 사장은 “봉사활동의 주안점을 건설회사의 특성에 맞추어 재해 재난 복구지원 및 대민지원 활동에 중점을 뒀다”며 “평상시에는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 단체 지원 등으로 그 활동 영역을 넓혀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처: 문화일보 신선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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