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주년 맞아 각계 인사들 모여 축하행사
방귀희 발행인 “솟대만은 놓을 수 없었다”
“3년 전 나의 ‘리모컨’이셨던 어머님이 돌아가셨을 때, 호주로 가려고 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방송 일은 지금이라도 놓을 수 있지만, 솟대문학만은 놓을 수가 없었다. 구상 선생님이 2억원의 거금을 장애문인들을 위해 놓고 가셨기 때문이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3층 엘리제홀, 창간 15주년을 맞은 솟대문학을 꾸준히 지켜온 발행인 방귀희씨의 15주년을 맞는 소감으로 ‘2006년 구상솟대문학상 시상식과 솟대문학 15주년 기념식’은 시작됐다.
이어 진행된 구상솟대문학상 시상식. 시 ‘낙하의 힘’으로 제10회 구상솟대문학상 본상을 수상한 손병걸(39)씨는 “어제 딸아이가 읽는 책을 보니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서 행복해지는 것이라는 말이 있었다. 이게 너무 단순한 이야기자만, 정말 어려운 것이 아니냐?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도 많이 웃어야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손씨는 특수부대 근무를 마치고 제대 후 관절염과 디스크로 고통을 받다가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는데, 그 무렵 혈관염으로 탁해진 피가 시신경을 손상시키면서 시력을 잃었다. 베체트병이라는 판명은 받았지만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보상도 못 받았다.
당시 결혼한 지 4년, 딸 아이가 3살, 자신은 서른 살이었던 당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되고, 계속되는 시련 속에 생을 놓으려는 시도도 여러 번 했지만 실패했다. 실의에 빠져 사는 동안 자신이 갖고 있는 문학성을 발견하게 됐고, 지난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등 일반문단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시 ‘목욕탕에서’로 제15회 구상솟대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한 이상규(43)씨는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KBS 윤지영 아나운서는 “이상규씨가 ‘나는 입원해서 외출도 못하는 환자이다. 부족한 나에게 큰 상을 줘서 감사하다. 솟대문학이 반석위에 올라설 수 있도록 나도 돕겠다’라는 소감을 전해왔다”고 알렸다.
이상규씨는 군복무중에 불의의 사고를 당한 후 뇌막염이 겹쳐 장애를 입고, 지난 1985년부터 현재까지 보훈병원에서 투병 중이다. 입원 후 2년 만에 기적적으로 의식은 되찾았지만 여전히 전신마비의 상태로 아버지의 보살핌을 받으며 시 창작을 하고 있다. 여러 문예지에 투고하기를 수차례, 지난 2001년 문학공간을 통해 등단했다.
솟대문학측은 이날 지난 15년 동안 통권 62호를 발행하기까지 주위에서 도와준 후원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바퀴달린 사나이’ 박대운씨는 시상자로 참석해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박은수 이사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성재 상임대표,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이수성 이사장, 부름의 전화 김정희 대장,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차흥봉 회장 등 각계에서 150여명이 참석해 솟대문학 15주년을 축하했다.
출처 : 에이블뉴스<소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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