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게시판 ▶ 소식란
소식란

제목한 달 걸려 자전거를 배운 아이2006-06-09
작성자관리자
첨부파일1
첨부파일2
첨부파일3
첨부파일4
첨부파일5
어머니와 친구들의 믿음으로 자전거 배워
힘든 세상, 서로 다독거리면서 살아갔으면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에 사는 여덟 살 먹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유난히 내성적인 이 아이는 소심한 성격에 동네 아이들과도 잘 어울리지도 않았지요. 그래서 늘 혼자서 집에서만 엄마하고 지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토록 갖고 싶어 하던 자전거를 엄마로부터 선물 받고서 며칠을 마당에 세워 놓고 만지작거리기만 했습니다. 또래 친구들에 비해 왜소한 체격에 몸도 약해 혼자 힘으로는 쉽게 자전거를 끌 수조차 없었던 이유에서였지요. 비록 어린이용 자전거였지만 이 아이에겐 무거운 쇠붙이 같은 것이었습니다.

태어날 때 의료사고로 뇌성마비장애를 갖게 된 아이. 몸은 불편했지만 여느 아이들과 똑같은 생각을 갖고 가끔은 더 많은 개구쟁이 짓을 하며 절뚝절뚝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던 아이었지만 선물 받은 자전거를 혼자 끌고 밖으로 나가기엔 쉽게 용기가 나지 않았나 봅니다. 하루 이틀이 지나고 속이 타던 아이는 엄마에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자전거 타러 가자?"

"응, 나가서 타고 와."

아이의 엄마는 냉정하리만큼 아이에게 거절을 했습니다. 이 아이 엄마는 장애를 가진 아들이 다른 또래 아이들과 똑같이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웬만한 아들의 부탁은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교도 당시 특수반이 아닌 보통 반에 입학시키고 공부를 잘 하던 못하던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풀이 죽은 아이는 마당으로 나와 용기를 내어 자전거를 한 번 끄는 시늉을 하며 적응하려 시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무거운 자전거는 아이를 주저앉게 만들고 아이 머리 위로 쿵~ 하며 쓰러져 버렸습니다. 이 소리에 놀라서 뛰어나온 엄마는 자전거부터 치우며 아이에게 말합니다.

“괜찮아? 조심해야지. 얼른 일어나 옷 털어. 그리고 운동장에 가 있어.”

“응~ ^^;”

아이의 집은 초등학교 바로 밑이었습니다. 이 또한 아들을 위해 학교와 가까운 집으로 이사한 엄마의 큰 사랑이었지요.

운동장까지 자전거를 끌어다 준 엄마는 아이에게 타 보라고 시킵니다. 겁 없는 아이는 좋아라하며 올라타고 엄마에게 놓지 말라며 수차례 다짐을 받습니다. 자전거에 오르고 불과 10미터도 못가서 넘어지고 마는 아이. 자전거를 뒤에서 엄마가 잡아는 주었지만 엄마도 힘이 없는 터에 자전거와 아이의 무게에 못 이겨 결국 쓰러지게 된 것이지요.

그렇게 시작하여 아이는 자전거에 대한 두려움에서 서서히 벗어날 수 있었고 며칠 후부터는 혼자 학교 운동장까지 끌고 가서, 타는 시간보다 넘어지는 시간이 더 많아 옷과 무릎이 성한 날이 없었지만 자전거를 배우는 시간동안은 이 아이에겐 무엇보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학교 방과 후 공부보다 자전거 배우기 에 더 정신이 팔린 아이. 그 후 또래 친구들도 서로 도와주며 이 아이가 자전거를 탈 수 있을 때까지 함께 해주었습니다.

이렇게 아이는 엄마의 무관심 아닌 무관심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1개월 정도 자전거를 배우고 나서 혼자의 힘으로 타게 되었습니다. 걷는 것이 불편해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짧았던 아이는 그 후 자전거를 타고 한참 걸어야 가야하던 읍내까지 쉽게 다녀오고 성격 또한 밝아져 그 전보다 많이 활발하게 학교생활을 하며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며 지내게 됐습니다.

아들의 몸은 비록 불편하지만 그 아들에게 자전거를 가르쳐 불편한 발을 대신해 주어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갈 수 있도록 해준 엄마와 이 아이가 용기 잃지 않고 끝까지 자전거를 배울 수 있게 도와 준 친구들 덕분에 다리가 조금 불편했던 아이는 새로운 발은 얻게 된 이야기입니다.

이렇듯 세상은 마음 갖기에 달린 것 같습니다. 즉 불가능한 일은 분명 있을지언정 본인과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만 있으면 한 번 그 일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가치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지요. 서로가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돕고 노력 한다면 혼자서는 불가능하지만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교훈을 갖게 합니다.

가뜩이나 힘들다고 하는 현실 속에서 혼자만이 아닌 서로가 다독거리면서 용기도 가져보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쓴 기사입니다.

출처 : 에이블뉴스<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