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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아르바이트라도 내 일이잖아요"2006-06-05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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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PC 보급사업 수리 아르바이트 홍금표씨

비록 아르바이트이지만 자신의 본업처럼 생각하며 앞으로 관련 일을 더 공부해 꿈을 이루고 싶다고 하는 한 장애인이 있다. 그 주인공은 92년도에 운전연습을 하다 차량전복사고로 척추를 다쳐 중도장애인이 된 홍금표(41·남)씨.

금융회사에서 일하다 사고로 장애 입어

활달한 성격의 홍씨는 사고 전 대학시절 한 때 운동권 친구들과 어울리며 힘찬 젊은 시절을 보냈다. 그는 지난 세월들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전 한 금융회사에서 일을 했는데 사고 후 오랜 시간 치료 때문에 직장을 잃었다. 치료 후 장애인직업학교에서 디자인 공부를 했는데, 공부 도중 욕창이 재발해 두 달 정도 병원 신세를 져야했다. 끝내 직업학교도 졸업 못하고 그만 뒀다. 그는 “조금 더 공부해서 졸업을 했더라면 지금보다 나았지 않았겠나”라는 아쉬운 마음을 표시했다.

특별한 기술이나 자격 없이 직업학교를 졸업해 취업에 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홍씨. 인맥을 통해 여기저기 일자리를 알아보고, 노동부 구직등록을 통해 일자리를 알아보기도 했다. 생각처럼 직장을 쉽게 구할 수 없어 재택이 가능한 일거리로 눈을 돌렸다.

그러다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거래할 수 있는 품목 중 하나인 장식소품(마블인형, 조화, 화분)을 주문 받아 판매하는 일을 소일 삼아 하게 됐다. 몇 년 전부터는 왕래하던 지역 장애인재활협회의 추천을 받아 중고 PC 수리하는 일을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다.

이 일은 장애인재활협회 주관으로 실시되고 있는 '중고PC 무료 기증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것이다. 관공서나 개인에게 수거한 PC를 청소하고 수리해 재활용할 수 있도록 세팅하는 일이 바로 홍씨가 하는 일이다.

그간 해당 장애인재활협회서 주관한 장애인IT경진대회에 참여하는 등 개인적으로 컴퓨터 실력을 쌓아온 그는 이 일(아르바이트)을 매우 마음에 들어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재활협회는 신체적/경제적인 이유로 교육의 혜택에서 소외되는 장애인들을 위해 정보화자격증 교육, 통합정보화교실, 장애인 방문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미래의 꿈은 IT 관련해 창업하는 것

“(PC를) 기증해준 분들에게 고마움을 가지고 있으며 이 PC를 받아 수리해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료기증 할 수 있도록 나의 작은 수고가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

홍씨는 ‘이 일을 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한다. 또한 산더미처럼 쌓여진 중고PC들 중에서 한두 대씩 사용 가능한 PC가 조립돼 나올 때 더욱 뿌듯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홍씨는 “개인적으로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여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많이 취득하는 것이며 나아가 IT관련 일 중 하나를 창업하는 것”이라고 미래의 대한 꿈을 밝혔다.

재활협회에서 사무를 보는 동료직원은 “홍금표씨는 늘 밝게 일을 하세요. 그래서 옆에서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지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잠시 하는 일도 정붙이면 본업처럼

최근 ‘투 잡’(Two Jobs) 족이 늘고 있으며, 한 가지 일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금방 싫증을 내는 사람들도 늘면서 ‘평생직장’이란 단어가 무색해지고 있다.

두 가지 일을 모두 성공적으로 이끌어 간다면 다행이지만 정작 능력 없이 “남들이 하니까”라는 마음으로 한 가지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다른 일에 욕심을 내는 것은 문제다.

자신이 하는 일에 흥미를 금방 잃고 다른 일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현실에서 자신의 일이 생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며 그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려는 장애인들이 많다.

비록 잠시 하는 일이지만 정붙이면 나의 본업처럼 열심히 일할 수 있고 마음만 있다면 그 일을 좀 더 공부해 전문적으로 자기 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홍금표씨는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다.

출처 : 에이블뉴스<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