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임원·의원 등 취업자 3년새 4만여명 감소
한국 사회에서 상류층에 속하는 고위직에 진입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일만큼 어려워지고 있다.
고위직 진입을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최근 3년간 고위직 취업자수가 4만4000명 줄고 전체 취업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0.3%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위직 취업자가 절대 수와 비중에서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최근 재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상층부 구조조정과 더불어 과거 두명의 간부가 맡던 일을 한명이 책임지는 등 인력활용의 효율을 추구하는 흐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통계청의 ‘직업별 취업자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기업체 고위 임직원 및 관리자, 의회의원 등 직종분류상 ‘0번(고위직)’취업자는 56만명으로 3년 전인 2003년 1분기의 60만4000명보다 4만4000명이 감소했다. 1분기 기준으로 볼때 고위직 취업자는 2004년 58만명, 지난해 56만7000명으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통계청은 취업자를 10개의 직종군으로 세분해 0∼9번으로 분류하고 있다.
전체 취업자에서 고위직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줄었다. 고위직 비율은 올 1분기 전체 취업자 2257만7000명의 2.4%로 3년전인 지난 2003년 1분기 2.7%와 비교해 0.3%포인트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위직 비율이 매년 0.1%포인트씩 줄고 있다”며 “절대 인원면에서 공사기업 임원이나 고위 공무원으로 올라가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하지만 고위직 ‘후보군’격인 사무직 숫자는 팽창하고 있어 전체사회에서 고위직으로 올라가기 위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통계청 분류번호 ‘3번’에 속하는 사무 종사자(사무직)는 올 1분기 328만4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14.5%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21만4000명(14.4%), 2004년 315만4000명(14.3%)보다 각각 7만명과 13만명 늘어난 수치다. 사무직 취업자는 10개 직종분류중 취업자 인원이 가장 많이 포진한 직업군이기도 하다.
고위직 비율 감소와 함께 하위직은 늘어나고 있다. 분류번호 7번(기능원 및 관련기능 종사자), 8번(장치, 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 9번(단순노무종사자)의 취업자는 지난 1분기 739만4000명으로 3년전인 2003년 1분기의 695만4000명보다 44만명 6.3%나 증가했다. 지난해 728만5000명, 2004년 721만명과 비교해도 증가세여서 취업자 구성이 상층으로 올라가기 어려운 ‘피라미드’형으로 가고 있다.
한편 판매 종사자(5번) 취업자는 최근 수년간의 내수경기 침체 영향 등으로 올해 1분기 265만9000명(11.8%)에 그쳐 3년전인 291만8000명(13.5%)과 비교해 가장 감소율이 높은 직업군인 것으로 분석됐다.
출처 : 문화일보 이제교기자 |